K팝 최초의 청각장애인 아이돌 그룹 ‘빅오션’의 멤버 (왼쪽부터)김지석, 박현진, 이찬연 /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문화방송(MBC) 음악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에서 신인 아이돌그룹 빅오션이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답니다. 원곡의 밝고 경쾌한 분위기는 그대로 살려서 HOT의 명곡 '빛'을 리메이크했죠. 특히 "다 함께 손을 잡아요" 부분에서 손으로 원을 그리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이는수어 군무로 불리며 더욱 의미 있는 무대가 되었지요.
외모나 안무 실력은 다른 유명 아이돌 그룹들과 비슷했어도, 청각 장애라는 이유로 데뷔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는 않았다고해요. 청각 장애 아이돌 ‘빅오션’이 어떤 방식으로 노래와 안무를 연습했는지 한 번 알아볼까요?
#1. ‘빅오션'그룹명의 의미는 뭘까?
'빅오션(Big Ocean)'이라는 그룹명은 "바다처럼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오션처럼 전 세계로 뻗어나가겠다"는 멋진 포부를 담아 멤버들이 직접 '빅오션'이라는 이름을 만들었다고 해요. 😊"
‘빅오션’이라는 그룹명을 수어로 표현하는 멤버들, 유튜브 아리랑TV 갈무리.
#2. 데뷔까지, 밤낮으로 연습하며 함께 달려온 '지난날'
멤버들의 데뷔 이야기를 들어볼게요. 찬연 씨는 대학병원에서 청능사로 일하다가 우연히 청각장애인 아이돌 프로젝트를 알게 되었고, ITZY 커버 댄스 영상으로 오디션에 당당히 합격했죠.
리더 지석 씨는 중학교 때부터 알파인 스키 선수였지만,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과감히 선수 생활을 접고 연기 수업에 매진했어요. 비록 연기 관련 오디션에서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파라스타 행사에서 운명처럼 길거리 캐스팅이 되었답니다.
현진 씨는 보안 전문가를 꿈꾸던 대학생이었는데, 청각장애인의 일상을 담은 유튜브 영상을 제작하다가 파라스타 소속 유튜버가 되었고, 자연스럽게 아이돌 그룹에 합류하게 되었죠.
"청각장애는 가수가 되기엔 어렵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했고, 멤버들 역시 "음을 정확히 내고 박자를 맞추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죠. 청각장애의 정도가 각기 달라 음악 소리를 인지하는 데에도 차이가 있었답니다.
데뷔곡 '빛'은 멤버들의 목소리 데이터를 인공지능(AI) 딥러닝 프로그램에 학습시켜 만들어졌어요. 춤을 출 때는 스마트워치의 진동, 모니터의 빛, 수신호 등을 활용하여 박자를 맞추는 방법을 터득했다고 하죠.
빅오션 멤버들이 데뷔 전부터 팬들과 꾸준히 소통하면서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해왔다보니, 데뷔 당일에는 전 세계 팬들이 보내준 응원 메시지로 가득했다고해요.
국제노동기구(ILO) 회의에서도 빅오션이 장애인 고용 우수 사례로 소개되었고,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까지 트위터에서 빅오션을 언급했어요. 세계 최초의 청각장애인 K-POP 아이돌이라는 점에서 장벽을 깨고 희망과 영감을 주는 존재라고말이죠. 빅오션이 K-POP에 또 다른 새로운 파도를 일으킬 수 있을까요?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가수, 더 나아가 장애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가수가 되면 좋겠어요. 음악을 매개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리는 진정한 배리어프리(barrier free)를 실현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현진, 빅오션 -
#4. 다함께 응원해요, 빅오션의 '내일'을 위해!
현재 한국장애인예술인협회에 등록된 550명의 예술인 중에서 대중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단 36명에 불과합니다. 이는 장애인 예술인들에게 기회가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죠.
2022년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다운증후군을 가진 배우 정은혜와 청각장애인 배우 이소별이 출연하면서, 장애인 배우들이 대중에게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024년 세계 최초로 수어 댄스를 선보인 아이돌 그룹의 등장까지... 덕분에 우리 사회의 장벽을 조금씩 허물어가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생각해요.